Way to Him

  올 초, 2월 첫째 날의 새벽에 저의 아름다운 친구이자 동기가 먼저 우리를 떠나 별이 되었습니다. 그 친구는 431호 랩실에서 열심히 작업을 하고 우리와 게임도 하고 맥딜리버리도 시켜 먹었습니다. 저보다 코딩도 잘했고 영상도 잘 만들었고 포켓몬도 더 잘 알았기에 당시 435호 랩실에 배정 받았던 저도 431호에 그 친구를 자주 보러 갔었습니다.
  친구가 떠난 날, 431호에 그 친구의 자리에는 그 친구의 물건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습니다. 그 자리에 앉아 웃고 있는 친구의 모습이 너무 선해 그 날 그 자리 앞에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.
  저는 이번 과제의 로케이션을 431호 앞 복도로 정했습니다. 제가 과제의 대상으로 정한 원본 사진은 그 친구가 떠난 길입니다. 발인식 후, 가족분들이 사진 속 보이는 눈밭에 친구를 보내주었습니다.
  지금은 비록 431호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지만, 저와 그 친구, 그리고 아텍 16학번들의 기억 속에 있는 작년의 즐거웠던 431호도 저 길을 따라 그 친구에게 닿길 바라며 작업했습니다.
  ‘아주 아주 긴 시간이 흐르면, 난 다시 나로 돌아오고, 넌 다시 너로 돌아올 것이다. 그럼 그때까지만, 안녕’